제가 줄 수 있는 것은,
겨울엔 열심히 음악을 제작했고, 이제 날이 풀렸으니 밖으로 나가 사람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기 시작한다.
뮤지션이 직업이고 공연은 나에게 일이니 매번 더 발전하기 위해 피드백과 수정의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한 곡이라도 잘 보여주기 위해서, 하나의 공연을 멋지게 해내기 위해서 신경 써야 할 것들은 과연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음악이 좋은 데에는 무조건 이유가 있다. 좋은 음악은 절대 거저먹는 식으로, 운 좋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멋진 음악을 선사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니 이런 점들을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상황들에 집중하다 보면 음악의 본질에 대해서 잊어버릴 때가 있다. 최근의 내가 그랬다. 더 나은 퀄리티의 음악을 들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에, 발전에 대한 집착 때문에 신경이 늘 곤두서고 긴장하게 되었는지 말이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수두룩 빽빽한 곳에서 공연을 자주 하고 있다. 피 같은 점심시간에 기어이 여유를 내어 우리의 음악을 듣고, 회사에서 탈출해 얼른 집으로 도망치고 싶은 퇴근 버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우리의 음악을 듣는다.
공연을 마치고 나면 나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해주시는 분들이 계시다. 그들은 내게 ‘음악으로 위로해 주어서, 자그마한 휴식처가 되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넨다. 공연을 할 때마다 줄곧 들어왔던 이 감사의 인사들에 최근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멈칫하게 되었다.
며칠 전, 생각이 적잖게 많은 날이 하루 있었다. 잘해야만 하고 실수를 해선 안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던 날이었다. 그날도 역시나 어김없이 공연을 하러 나가기로 한 날이었다. 생각을 정리할 수 없어서 체념한 거였는지, 아니면 단단한 각오였는지 아님 그 중간쯤이었는지 뭔지, 그냥 ‘에라 모르겠다’ 싶었다. ‘남들은 모르겠고, 오늘 하루만큼만 내 음악 내가 즐겨보자. 나도 내 음악에 위로받아볼래’ 생각이 들었다. 그런 마음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공연을 끝낼 때가 됐는데도 계속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그날따라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다가와 줬다. 나의 음악을 궁금해하고 관심 가지는 사람들, 이런저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 심지어 내 음악에 영감받아 글을 쓴 사람들까지. 그다음 날까지도 이어졌다.
에라 모르겠다 마인드였지만, 나를 위해서 노래한 날이었지만 이런 진실한 마음가짐, 나의 음악의 ‘메시지’에 진심을 담은 마음가짐으로 노래 불러온 날이 과연 얼마나 될까. 내가 나의 음악을 대하는 것과 똑같이 관객들도 나의 음악을 대하는구나. 내가 영혼을 담으면 그들도 그것을 느끼고, 내가 몰입하면 그들도 몰입하고, 내가 즐기면 그들도 즐기고... 나는 나의 메시지에 감정과 영혼을 담아 말하고 있던 것이 아니라, 그저 가사에 멜로디를 붙여 부르고 화성을 연주하고 있던 것뿐이었다. 나는 나의 음악의 ‘메시지’를 잊고 있던 것이다.
내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 하루하루 불특정 다수 앞에서 나의 노래를 하는 것,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본다. 나의 음악이 필요한 사람들이 곳곳에 있구나. 음악이 주는 힘이 이렇게 크구나.
이런 자그마한 길거리 음악이 그렇게까지 위로가 된다는 말은 무슨 의미일까. 도대체 얼마나 그들의 삶에 숨 한번 크게 쉴 틈이 없었던 것이길래, 요새 어떤 지치는 일이 있었길래. 그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그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내가 해주고 싶다.
이날을 기점으로 앞으로 매 공연 때마다 딱 한 명의 마음만이라도 움직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노래해야겠다는 다짐이 생겼다. 100명이 와도, 1000명이 와도 딱 한 명만.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쁘고 특별한 일일까.
나는 싱어송라이터다. 싱어송라이터는 스토리텔러라고 배웠다. 화려하던 화려하지 않든 가장 중요한 건 메시지가 살아있는 음악, 선한 영향을 주는 음악이다. 나는 그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될 것이고, 그런 사람이 될 것이다.
곧 있을 나의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반드시 잊지 않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 ‘메시지‘. 나와 우리 마마세이 레코드의 메시지 말이다. 세상에 하고 싶은 말. 정말 멋지게 전하 고프다. 감동하고 눈물 흘릴 만큼. 절대 가만히 앉아있지 못할 만큼 가슴 뜨거워지는.
과연 우리가 여러분 앞에 어떤 이야기를 할지, 그 점을 가장 기대해 주기 바란다. D-3. 굉장히 떨린다.
스토리텔러 딜라이트는 굉장합니다. 의심의 여지가 없이 영향력이 굉장해질껍니디.
짱구 아빠 덕분에 좋은 곡들과 좋은 뮤지션들을 알게되서 행복합니다~ 라이브로 조만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저도 떨리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