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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jinsungyoon

일본 출장으로 비전 견적을 세우다




6박 7일 이라는 짧지 않은 출장을 오사카로 다녀왔다. 구성원은 바로 SSAM, deLight, 나 그리고 뽀기다. 일정은 아래와 같이 구성되었다. 이번 출장으로 우리 조직이 세운 비전과 목표에 대한 ‘견적’ 을 알고 오고싶었다. 사무엘의 3번의 클럽공연을 치르면서 그것들이 드러나기를 고대했다. 좋은 것과 나쁜 것들이 있었고 비전 견적은 생각보다 심플하게 세워지게 되었다. 지금부터 여행의 몇가지 포인트와 함께 이 견적을 설명해 보겠다.


1. 역시나 버스킹이 답이다


3번의 공연을 잡았다. 오사카에서 내노라 하는 블루스 클럽이었다. ‘하울링 바’, ‘시카고 락’, ‘레인 코트’. 오사카는 아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의 블루스 성지이다. 많은 라이브 클럽이 있으면서도 블루스에 있어서는 오사카가 모두의 고향인듯 머릿속에 자리잡혀 있다.



한국의 블루스 밴드 ‘리치맨 & 그루브나이스’ 와 함께 공연을 엮어나갔다. 리치맨이 오프닝을 하고, SSAM 밴드(사무반도)가 본 무대를 완성해 나가는 형식으로 말이다. 두 팀이 모두 트리오밴드였다. SSAM 은 베이스에 ‘카마보고’, 드럼에 도톤보리 명물 바케스드러머 ‘류드럼’ 과 함께 밴드를 결성했고, 지난달에 오사카로 먼저 출장을 와서 호흡을 맞추어 놓았다.



좋은 시간이었다. 사운드도 매우 특별했다. 3번의 공연 중에 두번은 일렉기타를 치며 트리오로, 한번은 어쿠스틱기타를 치며 듀오로 공연을 마쳤다. 손님들은 지인들로 채웠다. 마지막 ‘레인코트’ 에는 가장 손님이 많았는데 아마 그 클럽의 단골도 있었던것 같다.


팬을 만드는 것

공연 후에 생각해본다. 이렇게 전국을 돌면서 유명해질 수 있을까라고. 여러가지 셈을 해본다. 드는 비용과 받는 돈을 말이다. 또한 중요한 포인트는 팬을 만드는 것. 일본 전국을 이런 형식으로 돈다면 SSAM 의 팬이 많이 생길까? 라는 물음을 한다. 하지만 이 지점에서 클럽공연의 한계를 접한다. 주말에 사람이 붐비는 그러니까 그 클럽의 단골손님들이 많은 곳을 잡으면 괜찮다. 하지만 그런곳을 매번 잡기는 힘들다. 이번처럼 평균 세번에 한번 꼴로 성공적인 공연이 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돈을 많이 버는것이 중요한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객을 만나고 팬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무리해서 렌트카로 장비를 싣고 시간을 통째로 비우면서까지 전국투어로 클럽을 도는 것이 괜찮은 대답일까? 아마 아닐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에겐 ‘버스킹’ 이라는 더 괜찮은 답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가진 장비와 시간을 써서 우리 주변에서(또한 조금 멀리서) 버스킹을 잘 해나가는 것이 가장 팬을 모으는 최고의 방법이겠다. 일본에서 잔뼈가 굵은 ‘미우라 코우스케’ 라는 친구도 그 방법을 추천한다. 또한 ‘사무반도’ 류드럼도 그 방법을 추천한다. 나가서 버스킹이나 하자고.


3. 실행하는 것 보다는 우리 모두의 자세와 상태 점검이 중요하다


작년 8번의 기획공연과 정규앨범 녹음을 여러장 해냈다. 우리는 어떤 ‘자격’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프로필이 있으니 이제 열심히 해내기만 하면 되겠다며 2024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2월말에 겪은 사소한 일들로 우리의 교만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3월에 컨텍할 공연장소와 비즈니스들을 다 조사해 놓은 상태에서 우리는 하나도 진행할 수 없겠다라는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자신의 현재 상태

나는 사람의 성품을 중시한다. 성격이 아니다. 스스로가 후천적으로 갈고닦아 빛날 수 있는 ‘성품’. 이것이 사람의 성공을 좌우한다. 나 스스로도 매일 씨름한다. 예를 들면 ‘나는 주도적인가’?, ‘좋은 것을 바라보는가?’, ‘어제보다 오늘이 더 나아졌는가?’ 라며 되물으며 하루를 산다.



성품은 곧 실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날마다 나의 구성원들에게 음악을 잘 하려면 성품을 먼저 닦으라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좋은 실력은 좋은 성품을 닦은 자로 귀결되는 것이다. 반면 좋지 않은 성품은 좋지 않은 실력으로 증명된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눈으로 보았다. 우리 마마세이 레코드 뮤지션들의 하나 하나의 실력을 봤다. 세계적인 실력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하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낫지 않은 뮤지션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이 자리에 주저앉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참 안타까왔다. 지난 한해 그렇게 달려왔고 결과물을 내 놓았는데 그 결과물은 온전히 뮤지션 자신의 것이 아니라 프로듀서의 것이었던 것이다. 이것은 깨달음이기 전에 ‘패배감’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받아들일 수 없었고, 화가 많이 났다.



이번 출장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낀바는 바로 일이 잘 돌아가느냐의 문제였다. 탑리더인 내가 본부(마마세이 한국)를 비운 상태의 일주일. 모두 한명 한명이 자기몫을 하며 주어진 일을 잘 해내느냐의 시험단계. 2월 말의 팩트적 깨달음이 있은지 한달이 넘었는데도 우리는 여전했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아지지 않은 구성원들이 많으니 우리 모두가 나아지지 않는 방향으로 정지해 있었다. 나는 이번 출장중에 이런것을 느꼈다.


여러사람들의 피드백과 일러바침. 하지만 말을 안해도 느낄수가 있었다. 이런 우리 자신의 상태를 뭍어두고 그 어떤 ‘실행’ 을 한다는 말인가. 그 실행으로 더더욱 깊게 드러날 우리들의 나쁜 성품은 결국 우리의 발목을 잡을 것이 분명하다. 난 그렇게 성공하고싶지 않기에 마마세이 레코드가 그런 회사가 되기를 원지 않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멈출것을 지시했다. 실행을 하면 그저 그런 추억으로만 이 일은 남고 우린 결국 실패할 것이다. 한번 있는 인생, 나는 세계적인 기준이기에 더더욱 이런식으로 무언가를 ‘실천’ 할 수가 없었다.


3. 신앙 훈련, 상상력 훈련이 가장 중요하다


비전 견적이라는 것. 이것이 무엇일까? 아마 내가 세운 비전과 꿈이 정말로 이루어질지에 대해서 가늠해보고 계산해 보는 것이겠다. 그 중간단계의 성공 계획을 세우고 하나 하나 실행할 수 있도록 잘 짜는 것이겠다.


신앙


특별히 기도는 비전을 세우는데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 요소이다. 누구는 그것을 ‘사색’이나 ‘성찰’ 이라고 하겠다. 성공한 사람들은 하루에 세번씩 자신을 성찰하는 사람이다라는 말도 있다. 그렇게 자신을 계속 돌아보고 교정하는 ‘조용한 시간’ 을 자주 갖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에게는 하나님이 계시니 그분께 물어보고 나를 맡기는 시간, 내 마음을 말하는 시간은 정말로 중요한 시간이겠다. 하나님 앞의 나는 진정한 나를 제대로 찾아낸 것이기에 이것보다 더 중요한 시간이 어디있겠는가?


상상


모두는 책 ‘꿈꾸는 다락방’ 을 매우 좋아한다. 꿈을 꾸는 능력이 진정한 퀄리티라는 것에 매우 동의하기 때문이다. 열심히 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꿈을 열심히 먼저 꾸는것, 내가 바라는 것을 생생하고 디테일하게 그린 사람만 그것을 성취한다.



마마세이 구성원들에게 이렇게 나는 상상에 대한 지침을 세워주었다. 정신의 영화관, 상상의 멘토링.. 등. 다들 알고도 있고 실천도 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글쎄다. 상상을 가장 우선으로 다들 생각할까? 다들 하루 살기에 급급해 보이는데 말이다. 바빠서 상상할 시간이 없어보이는데 말이다.


우리들의 견적은 이렇게 나왔다. 특히나 기도와 상상의 단계에서 자격이 너무 없어서 창피할 정도로 얼굴이 빨개진다. 왜냐하면 말이 안되는 인생을 우리는 살려고 하니까. 나를 그리지도 않아놓고 어디로 어떻게 성장하겠다는 말인가? 갈곳도 정해놓지 않고 운전대를 잡고 차를 출발 시켰다 우리는.


이 글을 구성원들이 모두 볼것이다.


그들은 출장을 응원하며 우리를 보냈다. 나도 이번 출장으로 우리 모두의 비전을 보기를 간절히 바랬다. 하지만 비전을 본것이 아닌 현실을 본것인가? 내가 그 흔한 말인 ‘현실적’ 이라는 표현을 쓰려고 하나?..  한숨이 좀 나온다. 이제 우린 뭘 해야 하는가.


할일 정리

  1. 연습

  2. 버스킹

  3. 성찰

  4. 상상


위에 글을 읽으면 이정도 단어만 떠오르지 않는가? 이번 출장에서 받은 비전 견적은 이런 평범한 단어다. 전국투어, 새로운앨범, 영국까지간다… 등등의 단어들은 미안하게도 전혀 떠오르지가 않는다.



나는 차라리 마음이 홀가분하다. 같이 공연했던 ‘리치맨밴드’ 에게는 좋은 시간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시간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다 내려놓고 잃어버리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홀가분하다. 이렇게 다시 시작해보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기준으로 처음부터 세운대로 다시 시작할 기회를 가졌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다행이다. 덜컥 겁이 났기 때문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간 상태에서 이런 것들이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감당할 수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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