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할 때 연주곡부터 치지 말고, 아침에 일어나서 방정리부터 하고 | 2024 3・4월 결산
240420 싱어송라이터데이
올해 3, 4월에서 나에게 가장 큰 덩어리는 4/20 싱어송라이터데이 였다. 미니콘서트라는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분기를 보냈다. 3월 초 부터 시작해 두 달간의 준비기간이 있었다. 뮤지션으로써 얼마나 해낼 수 있는지를 스스로 테스트할 수 있는 아주 좋은 거리가 되었다. 무대에서의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무대를 완성하기까지의 시간들을 성실하게 임하고 싶었다.
공연에 치우쳐 매일의 루틴을 소홀히 하지 않도록 개인적인 평가컨셉을 잡았다.
두 달의 컨셉은 ‘느리지만 정확한 절차를 밟자’ 였다.
1. 내놓을 준비가 된 싱어송라이터
그래서 기본기 연습을 중요시 했다. 피아노에 앉기 전에 전신 스트레칭을 해주고 손가락 훈련을 해준다. 연주곡부터 바로 치지 않고 스케일연습과 손목 힘 빼기를 위한 체르니를 반복해준다. 충분히 훈련이 되었으면 그 날의 연습곡을 연주한다. 이 모든 연습을 연습노트에 매일 기록했다. 연습을 하지 못한 날에는 건반 없이 연습할 수 있는 손가락 분리운동을 했다. 노래를 부르기 전에는 꼭 호흡 연습과 스케일 연습을 했다.
돌이켜보니 이번 공연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도 이와 같았다.
(블로그 글 참고↓)
지름길도 없고 롤모델도 없이 몸으로 부딪히며 자신들의 음악을 만들었던 한국의 옛날 음악인들. 어떤날, 조동진, 동물원… 지금은 모방할 거리도 많고 속성 강좌도 많다. 많은 연구를 들이지 않더라도 그럴듯한 음악을 할 수 있다. 유행하는 코드진행, 트렌디한 멜로디의 특징 등 각종 노하우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다. 그만큼 음악 이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지고, 오리지널리티가 부족해질 수 있다. 자기 음악을 한다는 건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다. 허허벌판 같았던 우리나라 대중음악의 길을 터준 한국옛날 뮤지션들에게 존경을 표하고, 나 또한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미로 공연곡들을 한국옛날곡들로 구성했다.
나에게 부족한 건 기본기, 그리고 퍼포먼스였다. 여러 버스킹과 공연을 반복하며 나의 연주에 불만족을 느끼고 있었다. 올해 시작하면서 기본기 연습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관전 포인트는 그간의 연습이 무대에서 얼마나 티가 날까 였다. 마찬가지로 퍼포먼스에 대한 연구도 거의 하지 않아왔다. 그래서 거울을 보며, 녹음과 녹화를 통해 모니터링을 하며 연습했다. 아우라를 만들기 위해 매일 음악을 듣고 가사 필사를 했다. 공연을 통해 전하고 싶은 말들을 써내려가고 수정하고, 녹음을 해보며 관객의 입장에서 들어보기도 했다.
연습노트에는 가끔 글도 쓴다
준비 기간동안 공연이 끝난 후 사람들의 반응을 계속 상상했다. ‘한국옛날음악이 정말 잘 어울려요. 꼭 옛날음악을 알리길 바래요’ , ‘예영싱 음악인 줄 알았어요’. 라는 얘기를 듣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상상했던대로 이 두 가지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과정들이 모여 4월 20일 싱어송라이터데이를 완성했다. 공연이 끝난 당일 마마세이의 모든 뮤지션들은 피드백을 작성했다. 개인적으로는 공연영상을 시청하고 다시 피드백을 써보았다. 늘 그렇듯 아쉬움이 남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뮤지션으로써 방향성을 잘 잡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다음 음악목표를 세우고 있다. ‘내놓을 준비가 된 싱어송라이터’ 답게 잘 살았나요 예영싱?
2. 자기 일에 능숙한 자
네가 자기의 일에 능숙한 사람을 보았느냐
이러한 사람은 왕 앞에 설 것이요 천한 자 앞에 서지 아니하리라
잠언 22:29
자기 분야의 기술을 잘 닦아 놓으면 나중에 좋은 기회가 찾아온다는 내용의 잠언이다. 매 년 3월이 시작되면 ‘자기 일에 능숙한 자’ 라는 중기목표로 돌아온다. 이번 분기의 초점은 특정 기술이 아닌 가장 기본적인 것들을 성실히 해내는 것이었다. 정신력인 아닌 체력으로 살기, 잡히는대로 하지말고 방정리부터 하기, 성경을 읽기 전에는 다른 것을 시작하지 않기...
3월 시작하며 버리기 운동
수영 배우기 시작
운동용으로 싸구려 워치도 삼
영어회화 100일의기적 이라는 책으로 영어공부
아침의 시작을 방정리와 성경으로
1번 항목과 연결되는 항목이다. 1번이 음악적인 항목이라면 2번은 좀 더 전반적인 생활에 관한 항목이다. 뮤지션루틴체크표에서도 운동, 성경, 기도, 외국어 이 네가지가 거의 비슷하게 가장 높았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언어공부에서 더 난이도를 높이지 않고 반복만 했다는 점이다. 이번 분기는 ‘천천히’의 중요성을 알게된 시간이었다. 이 삶을 지속해나가자.
물건을 제 때 치우지 않으면 큰 일 난다
3. 꿈을 꾸는 리더
두 번째 역할을 보완해줄 세 번째 3, 4월 나의 역할은 ‘꿈을 꾸는 리더’. 2번 역할이 매일을 충실히 사는 것에 관한 것이라면, 3번 역할은 미래를 위해 사는 것이다. 올해로 넘어오며 ‘비전을 붙잡아야겠다’ 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고난주간특새가 예상치 못하게 큰 의미로 다가왔다. 전도학교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변화로는 기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내가 어떻게 해야할까요' → '하나님을 더 알고 싶습니다'
보면 알겠지만 두 달의 중기목표는 Todo가 아니라 역할로 되어있다.
'내놓을 준비가 된 싱어송라이터' '자기 일에 능숙한 자' '꿈을 꾸는 리더' 이런 식으로 말이다.
비전노트, VD 대본쓰기, 상상의멘토링이 끝물로 갈수록 흐려졌다. 가장 아쉬운 항목이다. 나의 실패패턴이기도 하다. 매일 하는 것에는 충실하지만 먼 미래를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 왜 그럴까 라는 걸 생각한다고 해서 다음 분기가 달라질 것 같진 않다. 시간을 확보하는 것. 사실 상상하는 것은 늘 즐겁다. 시간을 내지 않는 게 핵심이다. 그러면 시간을 내자.
예영싱트리오 회식
밤에 현관문을 여니 이제 모기들이 들어온다. 다음 시즌이 곧 다가온다는 걸 이런 식으로 실감하게 된다. 다음 분기 목표를 세우기 위한 키워드를 나열 중이다.
리듬 강화
외적인 트레이닝 (성윤라디오, 활동연습)
꿈꾸기 다시 도전
자작곡과 야마하리페이스 (더 내맘대로)
일단 두서없이 나열하고 있는데, 하나의 커다란 흐름이 분명히 있다. 이것이 지나고 나면 성품으로 또 한 번 귀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상.
아 그리고 앞으로의 예영싱트리오의 방향성은 예영싱이 더 맘대로 해야한다고 누군가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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