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2022년이 드디어 끝이 났다. 올 한해도 많은 상황들과 변화들이 있었다. 지금부터 이 순간을 돌아보고자 한다.
Musician HyunTrio
올해 초, 뮤지션으로서 많은 활동이 있었다.
먼저 각종 카페거리에서 우리를 찾았다. 우리의 음악이 마음에 드신분도 있고, 공연으로 인해 카페거리를 활성화 시키고싶은 분도 있었다. 어쨌거나 우리의 음악이 필요한 분들이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열심히 공연을 하러 다녔다. 매주 1~2회 이상 보정동, 미금역, 수원 등등 공연을 하러 다녔고, 뿐만 아니라 정자역, 오리역 등 버스킹도 꾸준히 나갔다.
이 경험은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일명 ‘굴러먹기’. 우리 안에서만 즐기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우리의 음악을 선보였다. 그것도 전투적으로. 일단 공연을 해달라는 곳이 있으면 찾아가 비즈니스를 맺었고, 우리를 지켜봐주는 분들에게 다가가 우리를 열렬히 소개하고 홍보했다. 제대로 부딪혀봐야만 겪을 수 있는 생생한 경험이었다. 물론 여러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래도 이를 통해 여러 요령이 생겼고, 날것 그대로의 매력과 함께 품위를 잃지 않는 법도 깨우쳐갔다.
이렇게 꾸준히, 몇 개월간을 반복해나갔다. 그러다보니 공연이 능숙해졌고, 팬도 생겼다!! 이제 다음 목표를 향해 나아갈때였다.
‘She is HyunA’ 앨범 발매 및 쇼케이스!!
일본을 가기 전 현아의 첫 정규앨범을 발매했고, 이는 공연으로까지 이어졌다. 이 공연은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의미로 남겨져있다. 왜냐하면, “HyunTrio” 라는 이름을 걸고 한 첫 정식 공연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Mr. Chicken 까지 함께한 완전체 공연이었다.
그리고 일본으로 가기 전 한국에서의 마지막 공연이기도 했다. 이 공연에 우리의 음악을 좋아해주고, 우리를 관심있게 지켜본 모든 분들이 와주었다. 버스킹에서 만난 팬분, 교회 분들, 가족, 지인 등. 모두가 우리의 일본 가는 길을 한 마음 한뜻으로 응원해주고 있었다.
이 공연은 나에게 일본에 대한 꿈과 사명을 더욱 깊이 새겨주었다. 이렇게 모두가 우리의 꿈을 응원해주고 있다는 사실이감동인 순간이었다. 마음 깊숙이 책임과 설렘이 공존한채 공연은 끝이 났다.
드디어 일본으로!
6/28일, 드디어 4년의 기다림 끝에 일본에 발을 내디뎠다. 믿기지 않았다! 내가 여지껏 꿈꿨던 순간이 현실이 되었으니말이다. 설렘과 꿈으로 잔뜩 부풀은 채 현트리오의 일본생활이 시작되었다.
초반 3개월은 정말 열심히 살았다.
[한 일]
• 11시 취침, 6시 기상
• 아침 조깅
• 매일 말씀과 기도
• 버스킹•클럽 장소 탐방
• 버스킹•공연 열렬히 하기
• 교회 찾으러 돌아다니기
• 매일 연습
• 현트리오끼리 자작곡 만들기 -> Don’t Panic
• 어쿠스틱 드럼세트 제작
• 어학원 출석률 100%
루틴을 지키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음악적으로도 도전적인 삶을 살았다. 공연과 버스킹을 수도 없이 했으며, 우리의음악을 좋아해주시는 팬분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일본이란 나라를 제대로 알아가게 되면서 더욱 사명감이 생겼다. 일본에 대한 편견은 사라지고 그들의 진면목을 알게 되었다. 누구보다 순수하고, 친절하며, 진심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정말 사랑한다. 이들은 예술과 문화를 존중하는 법에 대해 알며 소중하게 대한다. 이런 모습들이 세상에 악한 것 때문에 가려져서 보이지 않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이들에게 정말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자 하는 사명에 가득찼었다.. 그러나
고난의 순간
누구에게나 그렇듯 고난의 순간이 찾아왔다. 초반에 열정적인 모습은 가을이 찾아옴과 동시에 사라지게 되었다. 날이 추워지니 버스킹을 하지 않게 되었고, 이것저것 알게 된 것이 많으니 활동하는 것보다는 집중하는 것을 택했다. 좀 움츠러드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게 됐다. 유학을 하며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며 찾아오는 매너리즘, 생활하면서 겪는 서로의 다름 등. 이는 우리를 걱정과 찌질함으로 몰아넣었고, 무엇보다 ‘꿈’을 잃게 만들었다.
이는 나의 밑바닥을 보게 만들었다. 꿈을 잃은 사람이 얼마나 부정적이게 될 수 있는지, 혼자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되지 않는 것이 있고, 내가 신경쓰지 않고 살던 나의 약점들이 들춰지는 시간이었다. 결국 일본에 와서 하고자 했던 꿈과 열정을 잃은 채 방황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이 순간을 공동체가 바로잡아주었고, 다시금 꿈을 찾아가고 있다.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는 않았지만 나를 열정적이게 만들어줄 꿈과 사명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중이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올 한해는 나의 자격을 다시 되돌아본 시간이었다. 이전에는 공동체에서 모든걸 다 해주었다. 공연도 잡아주고, 스타렉스로 실어다주고, 스텝들이 공연을 서포트 해주고, 홍보해주고.. 실질적으로 우리는 편하게 공연만 하면 됐었다.
리더로서도 마찬가지였다. 선배라는 이유로 허용되었던 것들이 많았고, 후배들에게 편하게 내가 겪어온 것들을 얘기해주고, 끌어주면 됐었다.
그러나 일본에 오고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 스스로 모든걸 해결하고, 해내야했다. 버스킹•공연 장소를 찾아보고, 공연 시켜달라고 클럽 사장님들과 비즈니스를 하고, 팬들에게 말을 걸고, 직접 버스킹 장비들을 낑낑대며 끌고 다녔다. 리더로서도 현트리오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마마세이 레코드의 프론트맨으로서 활동하던 우리가 일본에서는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초짜가 되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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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통해 공동체의 소중함을 절절실실히 깨닫게 되었다. 우리가 더욱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꿈을 꿔야 한다는 것. 이렇게만 된다면 어느 누구도 우리를 막을 수 없다는 것. 서로가 있어 해낼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 나의 자격은 내가 공동체에 얼마나 헌신하고 집중하고 있냐에 따라 주어진다. 그 고난의 과정을 통해 내가 내린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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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사색을 기반으로 23년을 알차게 보낼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23년은 음악으로 성장하고 나아가는 한해가 될 것이다. 나 자신을 더욱 단단히 만들고, 좀 더 프로다워질 모습을 기대하며, 22년도의 마침표를 찍는다.
일본 생활을 명쾌하고 울림있게 정리했군요! 낮은 곳에서 다시 묵묵히 시작하는 2023년이 되기를!
이 과정이 글로서 절절실실히 느껴지네요.. ㅜㅜ 여러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올해는 각자가 자격을 얻기 위해 기본으로 돌아가는 한 해였네요! 맷집을 키워서 만나요~ 우리도 언니의 소중함을 절절실실히 느꼈답니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