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상상했던 모든 것, 'ROCKSTAR'
지금 나는 어디쯤 있는지 생각해본다. 지금 나의 무대에서의 모습, 락스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모습은 어떻게 결론지어져 온 것일까. 하나의 중요한 공연을 마친 후 찬찬히 지나온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왜 그동안 나의 모습을 부정해왔을까, 뭐가 두려웠을까? 이제는 그 기억도 희미해져갈 만큼 내 지금의 모습이 당연해져간다. 원래 난 이랬는데…
나는 태생이 '강인한' 사람은 아니다. 지금도 그렇게 무디거나 아무렇지 않아하는 사람은 아니다. 처음부터 강한게 아니었고, 견디려고 하다보니 조금식 강해지는 것이다.
나는 신경의 가짓수가 많고, 많은 것을 의식한다. 치고 나가는 힘이 부족하고. 원래 그랬을지, 살면서 생긴 안좋은 버릇인지는 모르겠다. 기가 센 것 같으면서도 약하다. 쉽게 양보하고 숙여버린다.
나는 아우라가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단 둘이서 무대를 한다. 지난 미니콘서트 '싱어송라이터 데이' 에서 그 폼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여기에 모순이 있다. 아우라가 부족해서 둘이서 무대를 하게 되었지만 반대로 단 두 명이서 무대를 전부 장악해야하는 것이다. 큰 무대를 혼자서 제압할 수 있을만한 독보적인 카리스마가 나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참 신기한 것 같다. 나의 부족함으로 세워놓은 대책이 새로운 길을 열어주고, 결국은 그것을 특이한 방식으로 극복하게 해주는 이 원리가.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고 있는 것과, 나 스스로 예상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둘 중 과연 누가 맞을까. 이럴 때에는 대부분 자기 자신이 틀린 경우가 많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나 그랬다.
여태 나는 나를 가장 모르며 지내왔지만 동시에 나를 가장 잘 알며 지내왔다. 그래 맞다. 나는 나를 잘 안다.
나는 자유분방하고 개념이 없다. 훈련되어온 '정직함'이 있지만 본래는 그렇지 않은 모습도 있다. 그리고 나는 이기적이기도 하다. 이타적으로 살지만, 그렇지 않은 본성을 가지고 있다. 어찌보면 ‘착한 척’ 하며 살아왔다. 무난하고 괜찮은, 나이스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 애써왔다. 하지만 나는 성격이 불같은 면이 있고, 절대 타협이 없기도 하다.
그리고.. 나는 오글거리는걸 정말 힘들어 한다. 연기, 퍼포먼스, 진심어린 칭찬 뭐 이런것들을. 하지만 나는 뮤지션이 되어가며 그런것들을 마주했다.
내게 주어진 다음단계가 바로 이런 것들이었다. 사람들이 내게 기대했던 것은 바로 무대에서 더욱 ‘확실하게 어필하는 락스타의 모습‘ 이었다.
자기 자신을 거침없이 보여주고 드러내는, 화려하고 한 눈에 모두를 사로잡는 그런 사람. ’진정한 락스타‘를 모두가 원하고 있었다.
나는 그냥 연주력으로 카리스마를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만하면 된다고. 하지만 지금, 아우라가 없어서 내린 대책이 나에게 아우라를 필요로 하고 있다. 무대 장악력을 말이다.
잠자고 있던, 저기 내 발가락까지 가라앉아있던 나의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꿈이 이 때문에 되살아 났다.
나는 스타가 되고 싶었다. 나는 무대에 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나는 주목받고 싶었고, 자랑하고 싶었다. 전혀 그렇게 살아오지 않았지만. 그것은 미움받을 용기가 없어서 그랬던 것이었다. 그런 이유로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힘들어서 그랬다. 그렇게 나는 내가 스타가 된 모습을 상상만 했다.
그 상상속의 나는 굉장히 춤을 잘 추고, 자연스러웠다. 천상 스타의 모습. 나의 그런 모습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상상에서만 그 모습을 볼 뿐이었지만 그것이 내 실제 모습이라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
나는 지금 굉장히 솔직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하고 있다는것이 참 놀랍다.
락스타라고 누가 가장 처음에 말했는지와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몰랐다. ‘스타’라는 타이틀에 그렇게 가슴 설레이지도 않았고 그저 그랬거든.
내가 스타가 되고 싶었던 그 기억은, 아직 스타가 아닌 나를 ‘스타’라고 부르는 사람들을 통해서 되찾아졌다. 그게 사실 내가 아는 나의 모습, 나만 아는 나의 모습인 것이다.
어떻게보면 무대에서 자유로워지고, 마음껏 뛰어노는 내 모습은 가장 오랫동안 피하고 미뤄왔던 숙제이다. 하지만 내 마음속 깊은 곳에는 이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사실은 바랬던 것이다. 내가 정말로 그런 사람이라는걸 보여주고 나는 자유로워지기를.
내 마음속에만 울리던 메아리들이 이제 조금씩 밖으로 새어나간다.
참 미스테리다. 사람들은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을 본다. 참 신기하다. 나의 피나는 노력들이 나를 다시 옛시절로 되돌아가게 만드는것이. 발버둥쳐서 어려지는 것이. 되돌아가는게 나아가는거라는 것이.
다양한 사건들과 변화, 극복을 통해 여기까지 왔다. 아마 이곳이 바로 내가 ‘스타’가 되는데 까지의 마지막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돌아보면 지겹고, 끈질기고, 힘든 과정이었지만 그것보다는 지금은 '재밌다'는 감정이 더욱 크게 남는다. 앞으로도 많이 남았지만 막막함보단 기대감이 나를 채운다.
정말 어엿한 락스타가 되어 간다.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고, 열정이 가득하고, 점점 더 강해지는, 아무도 따라올 수가 없는 그런 락스타. 우주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독보적 존재.
많은 응원 부탁!
그러고보니 deLight는 제가 처음으로 마마세이에 입성(?) 하게 만든 뮤지션이네요~ 벽을 허물기전에 멀리 앉아있는 나에게도 몰입감을 주었고, 나이들고 오랜만에 공연에 빠져 눈물흘리게 만든 장본인 ㅎㅎ deLight의 매력은 곡을 듣고 있으면 그 가사를 통해 나를 대입하고 상상하게 만드는거 같아요~ 이번 콘서트를 통해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거 같은데 그 많은 매력들이 어떻게 녹아들어가고 성장해 갈지 정말 기대되네요~ 화이팅 입니다~ :)
락스타라는 타이틀에 이런 비하인드가..! 오늘은 아름답고 아름다워라는 곡이 더욱 와닿는 날이네요. 그걸 삶으로 보여주는게 딜라이트니까요!
넌 천상 락스타여~~~ 지난 싱어송라이터 데이 공연에서의 너는 정말 넘청 큰 공연장에서 엄청 많은 사람들을 앞에두고 자유롭게 무대하는 것만 같았어 ㅎㅎ 시공간이 뒤틀리는 느낌을 받았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