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ck 7 story
지난 글에서, 1집 이후 새로운 곡을 쓰고 있다고 말을 했던가?
그 3주의 시간은 매우 재밌는 시간이었다. 결국 그 시간동안 난 엄청나게 많은 글과 가사를 써냈다. 그것만 모아도 하나의 앨범이 될 것 같아서, 일곱트랙짜리 앨범을 만들어보았다.
Track 1. 낯설다
요즘 난 갑작스럽고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는 중이다. 너무 갑자기 찾아온 탓에 나조차도 따라갈 수가 없는 그런 변화.
최근에 몰랐던 나의 매력적이고 멋진 모습들을 발견하기 시작하면서 욕심이 생겼던 것 같다. 그리고 결심이 섰다. 지금부턴 나에게 가장 어울리는, 가장 나다운 자연스러운 모습을 찾아나서보자는.
Track 2. 브레이크
과할정도로 성장과 성숙을 좇으며 살아왔던 것 같다. 탁월함에 대해서 알아버린 이후로, 한 순간이라도 성장하지 않고 멈춰있는 다는건 말이 안되는 일이었다.
난 뒤를 잘 안돌아 보는데다가 성과에 대해서 템포가 빠르고 양이 많다. 그렇게 쉼 없이 달리는게 난 재밌고, 딱히 쉬고 싶지도 않았다. 하나의 성장이라도 더 이루기 위해서 모든 피드백을 적고, 잠재의식 속에 우겨넣어 계속 생각하고, 어떻게든 빨리 고치려고 애를 쓰고, 모르면 계속 질문하고. 이 과정을 반복했다. 하루라도 더 빨리 크고 싶었고 어른이 되고 싶었다.
이런 쉼 없는 달리기에 지쳐버린건지, 그게 과한 욕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인지. 최근, 무언가 다른 생각으로 머릿속이 번쩍였다. 꽉 쥐고 있던 이 성장에 대한 집착을 놓는 것. 욕심을 버리려고 억지로 노력한 것이 아니라, 나도 모르는 새에 사라져 있었다. 그러고 나니 느껴지는 무언가를 '탁'놓은 듯한 힘이 풀리는 이 편안한 느낌. 나에게 이게 필요했구나..
Track 3. 나답게
아무래도 나답게 살겠다는 생각이 성장에 대한 열망에 제동을 걸은 것 같다. 완벽하지 않아도, 부족해도 괜찮고, 나답게 사는게 훨씬 멋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모습을 상상하면 너무 매력있고 멋진 모습이 늘 그려지니까. 인간미 넘치고 특별한 아름다움이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싶은 마음이 생겼다. 힘을 빼고 나를 흐름에 맡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생각이 기본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모든것을 내 본능의 반대로 해왔다. 한 번 더 생각해서 꼬는 생각의 습관. 이제는 오히려 그 반대의 반대로 할거다. 그건 결국 ‘나답게’인거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생각과 행동을 막지 않는 것 말이다.
평생 답답하게만 살아봤다. 이제는 답답함을 터뜨릴 준비가 되었다. 어떻게 터질지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 꽤 멋진 모양이겠지 뭐. 어떻게 되나 한 번 보자. 죽지는 않을테니.
Track 4. 공주병
웃긴 말이지만, 요즘 나는 공주병 말기다. 나 스스로에게 반해버렸다. 재수없어서 미안하다. 하지만 재수없게만 생각하진 말아달라 ㅎㅎ. 사실 이건 기뻐할 일이기도 하다. 나에게는 스스로에 대한 만족이라는게 단연코 단 한 번도 있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나에게 엄청난 자기사랑이 솟아나기 시작한 것은 정말이지 기적이다. ‘완벽함'이라는 나의 오랜 우상의 자리는 대차게 밀어내고 내 안에는 농도 짙은 자기애만이 가득 들어찼다. 요즘은 정말 나 잘난 맛에 산다. 좀 허접한게 있어도 어때? 그게 내 스타일이고, 매력인데 뭐.
Track 5. 피터팬 신드롬
나와 가까이 지내온 사람들은 내가 빨리 어른이 되기를 엄청나게 바랐다는 것을,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랬다는것을 아주 잘 알 것이다. 요즘의 나는 완전히 반대다. 아침에 눈뜨고 자기 전까지 하루 동안에도 ’시간아 제발 천천히 가’ 속으로 얼마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에휴, 시간이 너무 빠르다.
내 자신이 많이 변해 간다는걸 그 어느때보다 크게 느끼고 있다. 알고보니 내 주변도 그렇더라. 변하고 성숙해가는 나를 보며 사실 섭섭해하고 있었더라. 그들이 그렇다는걸 나도 너무 잘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어른이 되기가 너무너무 싫다.
어른의 삶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겠다. 정해진 틀에 맞추어야 된다, 개념과 예의를 지켜야 된다,, 사회생활을 해야한다라… 근데 난 아직 그렇게 살기 싫은데 어떡하지? 숙녀처럼 말하고, 조용히 웃고, 정해진걸 하라고? 내가 왜? 싫어! 난 아직 어린애고 싶다. 더 충분히 놀고싶다. 생각없이 조금만 더 살고싶다.
이게 내 요즘 속마음이다.
Track 6. Hi, I'm High
요즘 나는 이렇게 굉장히 신나있다. 요즘만 그러냐고? 그건 아니다. 늘 신나있긴 하다. 요즘 정도가 좀 더 지나치는 거지. 이런 나의 'high함'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많이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종종 나 자신도 감당이 잘 안된다) 나의 이런 텐션을 전부 표출한다면 내 주변은 남아나는게 없을 것이고, 단 하루도 할 일을 아무것도 해내지 못할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기빨린다'고 말하면 이해가 되려나. 그래서 꾹 꾹 누르고 담아서 주변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표출하려고 열심히 사리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가 이러더라. 마음껏 날뛰어도 이상하지 않으니, 감당할 수 있으니 그냥 그렇게 하라고. 히히. 정말 그런지 테스트를 해봐야겠다.
Track 7. Rockstar
공주병, 피터팬, 락스타…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이냐. 역시나 나에 대한 탐구는 역시나 끝이 없다. 그래서 너무 신난다. 일찍부터 나 자신을 다 알아버리면 삶의 재미가 절반 이상은 줄어들테니. 매일매일 새롭게 알아가는 나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흥미롭다.
'락커'. 나는 락커다. 시원시원한 매력을 가진 포지션. 직진하며, 쿨하고, 폭발전인 에너지가 카리스마인 그런 사람.
락커로서 우주를 뒤흔들겠다는 사명이 있는데 말이다. 우주를 흔들 정도의 강력함이 있으려면 절대 찌질하거나 애매해서는 안되겠지. 죽지만 않으면 되니까, 뒷일은 모르겠으니까 내가 잘하는 방식으로 살아봐야겠다.
그치만 좀 더 천천히 해도 될 것 같다. 아니, 그러고 싶다. 나를 충분히 누리고 살아가면서, 알아가면서 말이다.
넌 공주병이 아니라 진짜 사랑스럽고 이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