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Light again. (작년 여름을 다시 꺼내다)
작년 나의 두 번째 콘서트였던 'deLight again'. 희한하게 그 즈음이 계속 생각났다. 요즘 나의 감정 상태와 생각들이 그 때와 굉장히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 때는 7월, 여름이 막 시작되며 새로 쓰기 시작했던 초록색 노트가 있다. 그것을 다시 펼쳐보았다.왜 그 때가 자꾸 생각이 났는지는 노트를 펼치자마자 알 수 있었다. 그 때 적은 글들은 마치 지금의 내가, 어제 쓴 글과도 같았다. 나 자신에 대한 해석을 갈망하는 마음, '선택'에 대한 고민, 왠지 싱숭생숭한 기분. 인생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넘어가는 그 때의 공기가 지금과 굉장히 비슷하다.
과거를 돌아보니 언제나 같은 고민을 열심히 해왔다. 그 때 내가 고민했던 것들과 지금의 고민들은 단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 인생은 이렇게 한 가지 숙제를 열심히 풀어나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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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gain 시즌을 거치며 나는 새로운 곡들을 많이 썼었다. 현재 나는 싱글 3곡을 새로 준비하고 있는데 작업할 곡을 고르면서 그 때 쓴 노래들을 다시 부르며 리마인드 했다. 곡들을 모아놓고 보니 메세지들이 다 비슷비슷하더라. 그 때에 내가 느꼈던 나 자신에 대한 답답함과 딜레마, 성장통..
요즘 억지로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고, 일부러 천천히, 릴렉스를 하는 것이다. 호흡을 천천히, 생각을 천천히, 힘을 빼고. 하던 생각들을 억지로 멈추고 다시 '영점'을 맞추는 그런 것들을 하기 시작했다. 이것들은 사실 새로운 것들이 아니다. 언제나 늘 고민해왔던 것들, 언제나 답을 찾기 바래왔던 것들이다. 하지만 그 때와 다른 점은 점점 답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새롭게 깨닫는 것들이 있다. 요즘은 내 중심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알아가고 있다. 덕분에 비로소 독립적인 '나'가 되어가는 것 같다. 강점과 긍정적인 면들에 대해서 집중해보는 것, (내가 생각보다 그렇지 않더라.) 주변을 신경쓰지 않는 것을 애써본다. 인정과 성과과 나의 목표가 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그것이 잘 사는 사람의 비결이라고 배웠다. 그렇게 나도 살아보려고 한다. 겉모습이 울창하고 거대한 나무보단, 뿌리가 튼튼하고 건강해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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