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0이 남긴 것들
5-30 공연이라고 아는가? “5번 공연하고, 30번 공연하면 알려진다!”
1년 전, 오사카에 처음 왔었을 때가 기억이 난다. 갓 태어난 아이가 아무것도 모르듯, 나와 현아 또한 일본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첫 발을 내딛었다. 열정 하나만을 마음에 품은 채로.. 그렇게 현트리오가 시작이 되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잘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자! 라는 기세로.
그렇게 일본생활에 적응해갔고, 라이브도 몇 번 해본 후, 뭔가 좀 알듯 싶어질 때 ‘목표’를 하나 정하기로 했다. 그것이 바로, 5-30공연! 우리가 생각보다 구리지 않았고, 뭔가 하면 될 듯 싶어 보였다. 그래서 한번 ‘제대로’ 해보기로 했다. 공연 한번 할 때마다 제대로 5번 해보고, 그대로 또 30번을 하면 오사카에 ‘현트리오’라는 이름이 알려질 것이라고. 그렇게 시작된 30번의 여정.
처음 시작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모두가 초행길을 갈 때 헤매듯이 우리도 어디가 맞는 길이고, 맞게 가고 있는 것인지 정확히 알지 못했다. 음악은 어떤 방향으로 해야하는지, 공연을 할 때는 어떻게 하는게 잘 하는건지, 사람들과 비즈니스는 어떻게 하는지… 의문 투성이인 채로 하나씩 공연을 해나갔다. 그렇게 반복하다보니 낯설었던 무대는 어느 새 익숙해지고, 우리의 길은 점점 맞는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이렇게 지금의 현트리오까지 오게 되었다. 아직 미성숙한 부분이 당연히 많다. 그러나 찬찬히 잘 들여다보면 꽤나 성숙해진 모습들도 많이 보인다. 나로 말하자면, 사실 인간관계에서 “진정한 친구 한,두 명 정도면 됐지!” 라는 주의의 사람이다.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에 열의가 별로 없다. 궁금해하지 않고, 먼저 말을 걸지 않는다. 사실 지금도이런 마음은 변함이 없다. 그래도 한 가지 변한건 이 세상에는 관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해서라도 항상 감사와 겸손의 마음을 가지며 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해야한다라는 것이다. 아직도 나에게 있어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건 너무너무 어렵다. 그럼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재이다. 나뿐만아니라 현아, 승민오빠 다 마찬가지이다. 예전의 우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자 자신만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실 우리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에는 숨겨진 조력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바로, 우리를 위해 온갖 잔소리, 쓴소리, 조언, 칭찬을 해주는 사장님과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끼리만이었다면 절대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현트리오가 그렇다. 머리가 엄청 잘 굴러가거나 하지 않아 직접 삶으로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워나간다. 아직도 많은 쓴소리를 듣는다. 꽤나 아플 때도 있지만 이를 거름삼아 어마어마한 삶의 경험들을 배워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배운건 너무나도 많다. 그리고 얻은 것들이 너무나도 많다. 사실 음악적 성과도 성과지만 우리의곁에 남은 진정한 사람들, 가족이라고 부를 수 있는 우리의 진정한 팬(편)들. 이들이 우리의 30번 여정에 남은 이들이다.
30번의 공연이 드디어 끝이 났다. 어찌보면 현트리오의 여정에 첫 챕터가 끝났다고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잠깐, 그래서 목표는 달성했냐고? 글쎄. 그래도 이정도면 잘 해낸거 아닐까. 물론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마음들을 뒤로 한채 다음 챕터를 향해 나아갈 차례이다. 이제 초행길은 끝났다. 이를 넘어서 그 다음 길로, 더 높은 길을 향해갈 때이다. 우리의 다음장에는 과연 무엇이 적혀있을까?
현트리오 멋집니다! 현아 가은과 동기로써 앞으로 치고 나가는 둘이 너무 멋집니다! 개인의 성장을 깨는 얘기가 가슴에
와닿네요. 저도 인간관계가 넓지 않은데 가은이도 비슷하다는걸 아주 잘 아는데 자신을 이겨내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울컥합니다. 자신을 이겨냈다는 단 몇 문장 안되는 글에서 수백번의 노력과 긴 시간이 느껴집니다.
다시 말하지만 멋집니다 현트리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