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곡, 느슨한 패밀리.. 나는 겨울 시작
왜인지 요즘은 춥지 않다. 겨울을 기다리고 있는데 그 기다림이 조금 지루하기까지 하다. 나는 뮤지션인가? 생각해보니 그렇구나 뮤지션이구나로 마음 속에서 결론이 난다. 예전에 발매했던 노래들을 들어본다. 꽤 괜찮은 싱어송라이터에 기타리스트구나를 알게된다. 흠..
11월로 넘어왔다. 기어코 우리들의 시간은 가고 있다. 내가 힘들던 기분 좋던 니가 키가 크던 뚱뚱해지던 넘어지던 잠을 자던 말이다. 시간은 멈출 수 없는데 인류 모두는 시간이라는 커다란 배를 타고 다같이 나이라는 물쌀을 타고 항해하는것 같다.
가을을 마무리하며 많은 일을 했구나를 알았다. 지난 9월은 오사카에서 가족과 함께 한달을 살았다. 할일도 많은데 먼 ‘시간지랄’이냐 하겠지만 내가 키우고 있는 밴드 ‘현트리오’를 케어하려 사실 출장을 간것이었다. 간김에 가족끼리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현트리오는 역시 성과가 낫고, 내 머릿속에는 오사카의 늦여름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돌아와 10월에는 추석을 지나고 바로 시작했다. 새봄이가 두발 자전거에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 축구화를 사서 가족끼리 축구하며 놀았다는 사실. 예영이의 공연과 앨범 완성으로 우리 공동체 모두의 혼을 갈아서 넣었다. 결과가 매우 좋았다. 음악의 즐거움, 세상을 향한 작은 주먹 하나를 날리고 그렇게 10월은 끝났다.
작은 하프타임의 생각전환을 맞아 이런 저런 앞으로의 일들을 구상해 보고 있다. 핵심 구성원들과의 회의도 해보고 옆에 있는 사람과 그냥 말도 걸어보고 이런 저런 생각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진성윤 음악을 중심으로 하죠!”
누군가 던졌다. 상황을 잘 알고 말한 것인지 그저 나를 동조한 것인지 순간 깨닫지는 못했었다. 이 겨울의 우리 회사, 마마세이 레코드의 할일을 내 음악 중심으로 세팅하자는 소리였다. 흠.. 나는 나니까 기분은 좋았다. 하지만 그 다음 생각은 해봐야 하기에 과연? 이라며 혼자서 이것 저것을 따져보았다.
구성원들에게 이런 앙케이트를 받아보았다. 내가 왜 음악을 열심히 해야하는지에 대한 앙케이트 말이다. 그야말로 감사한 일이 발생한 것인데 한마디로 ‘음악을 하게끔 내몰리고 있다’ 였다. 누구는 내 나이에 원치 않는 직장과 사업에서 탈출을 꿈꾸며 자신의 사명(사역)을 감당하고 사는데 나는 이렇게 내가 원하는 것을 진정으로 해보라고 밥상이 차려지고 있다니. 물론 돈벌이에 대한 고민은 있다. 하지만 내가 얼마전부터 벌려놓은 이 사업 자체가 모두가 원하는 그것, 즉 ‘음악을 하며 돈을 버는’ 일이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음악에 몰두하지 않는것은 그야말로 공동체의 넌센스다.
마음의 각오? 그런 사치를 부릴 나이는 아니기에 이것 저것을 따져보고 공동체에 내가 해가 되진 않는지도 둘러본다. 내가 음악을 해야하는 이유에 대한 공동체적인 이유 말이다. 음.. 하지만 사실 각오란것이 더욱 중요하다고도 느껴진다. 왜냐하면 가슴이 뛰지 않으면 안되니까, 재미 없으면 안되니까 말이다. 이 시점에서 그렇다면 나의 음악을 하기 위한 나의 각오를 몇자 적어보려고 한다.
결심
무엇보다도 나는 매일 무언가를 할것이다. 목록은 있다. 연습, 영어공부, 글쓰기, 상상하기(기도하기), 책읽기 등등. 나를 위한 나의 음악을 하기 위한 연구와 공부와 숙련들. 이것을 손에서 놓지 않는 것이 첫번째 나의 결심이다. 그리고 나의 예전 음악들을 끄집어 내어 소중히 다룰것이다. 다시 반복해서 들어보고 카피를 하며 다시 불러보고 새로운 편곡으로 녹음도 해보고 말이다. 그러면서 나의 자존감을 올리고 세계적인 사람의 상상을 이어나갈 것이다. 이것이 나의 두번째 결심이다. 또한 나는 글쓰기를 할것이다. 글쓰기 이것 하나에 모든것이 담겨있기에 글쓰기 글쓰기를 외치며 살기만 해도 나는 매일 새로와지고 매일 발전할 것이다. 창작활동, 하루의 감정과 사색, 글씨체의 흔적들, 컨텐츠 제작 등등 글쓰기로 모든것이 통합될 것이다. 이것이 나의 세번째 결심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음악의 즐거움으로 다시 돌아갈 것이다. 쉽지만 쉽지 않은것, 초심으로 돌아가고 삶의 부수적인 것을 걷어내는 것. 즐거움을 내 삶에 되찾는 것이야말로 모든 인생들의 종착역이겠다. 이것이 나의 마지막 결심이다.
내년 1월 13일에 나는 새로운 앨범과 함께 ‘느슨한패밀리’ 라는 제목의 콘서트를 한다. 그야말로 #느슨한패밀리 라는 말은 많은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나의 많은 부수적인 것들이 이 단어의 조합에 집합되어 있다. 문자 그래도 이 사업에 대한 인간관계가 총 망라되어 있고, 나의 음악의 느낌을 표현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이 공연을 통해서 많은 비즈니스 기준이 생길 것이고 우리 마마세이는 그 방식으로 먹고 살것이다. 음악의 기준도 명확해짐으로써 마마세이 레코드의 뮤지션 모두가 어느 정도 음악을 해야할지, 어떤식으로 음악을 해야할지를 도제식으로 확실하게 배우게 되는 장이 될것이다
나의 겨울은 시작되었다. 나는 일본 출장 후 10월부터 그것을 마음으로 준비해왔다. 몹시 추울것을 안다. 왜냐하면 한두번이 아니기에. 하지만 좋을것도 안다. 그것도 한두번이 아니기에. 이 겨울과 내가 지칭하는 ‘골짜기’ 를 지나고나면 새봄이 올것이다. 다시 올것이고 반드시 올것이다. 겨울과 봄, 이 계절이 상징하는 나의 인생의 계절. 나에게 봄이라는 것은 첫째 딸의 싱그러운 이름이기도 하고, 또한 나의 봄은 음악으로 활짝 펴고 날아오르는 나비와도 같은 하늘색 꿈이다. 버스킹 30곡을 달달 외우고, 음악과 사람들과 유연하고 솔직하게 관계 맺으며, 나의 겨울은 그토록 즐겁고 아름답게 반드시 지나갈 것이다.
이번에 쌤한테 또 한 번 집중이 모여지면서 또 어떤 일들이, 성과가 펼쳐질 지 궁금하네요. 이 글을 보며 제 마음도 다시다잡습니다. 뮤지션 jinsungyoon 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저도 서포트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