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간다. 가만히 있으면 시간이 흐르는 걸 느낄 수 있다. 6시에서 7시로 가는 걸 느끼긴 힘들다. 00분에서 05분으로 가는 것도 좀 힘들다. 00초에서 10초 가는 걸 느끼기는 쉽다. 6번만 반복하면 1분이 간다. 1분을 5번만 반복하면 금세 시곗바늘은 다른 숫자를 가리킨다. 시계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바늘이 숫자 12와 1 그 어정쩡한 중간에 걸쳐있을 때 기분이 묘하다. ‘시간이 가기는 하는구나’ 뭐 그런 생각이다. 어쩔 땐 시간이 흐르는 게 아니라 우리는 가만히 있고 지구가 공전을 하는 것 뿐 아닌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냥 노화하는 것 뿐이라고.
종종 재미로 세상 사람들을 분류하곤 한다. 요즘 꽂힌 분류 기준은 ‘느긋한 사람’과 ‘급한 사람’. 또는 ‘멍 때리는 사람’과 ’재촉하는 사람’. 음악을 해서 그런가, 내 주변에는 멍 때리는 사람이 참 많다. (예술하는 사람들이 히피가 많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 들어 그런 사람들이 주변에 더 많아진 것 같기도. 기분 탓인가… 언젠가부터 사소한 일에 타이머를 재고 지내기 시작했다. 샤워하는 데 10분, 화장하는 데 10분, 급하게 상의할 게 있을 때 20분 시간 재고 대화… 이것을 반복하다보니 그동안 내가 멍 때린 시간이 많았다는 걸 발견하게 되었다. 누가 ‘밥 먹자’라고 해야지 먹는 사람. 다 먹고 나서 누군가‘이제 일어나자’라고 해야지 일어나는 사람.
(12월 2일 <사랑하자 우리> 음원이 발매 되었다. 최근 마마세이는 음원사이트에 오리지널 음원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는데, 우리에게는 기념비적인 일이었다.)
시간에 쫓겨 살기 싫다가도, 쫓기는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일궈냈을 때의 기쁨이 참 크다. 우리네 삶은 유한적이기 때문에 순간이 영원하게 느껴진다. 주먹에 힘을 꽉 주고 몰두하다가도, 잠시 릴렉스하며 벌어지는 상황에서 멀찍이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오늘은 오랜만에 휴식을 취했다. 그럴 때면 나는 지금 어디쯤 와 있을까 생각해본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지금 어디쯤 와있나 물어보고 싶다. 우리 모두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가. 매일 내 스스로 정한 규칙 속에서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인생에서 특별한 날은 적게, 평범한 날은 많게. 이것이 값진 삶을 만들어내는 균형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또 시도해도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 좌절하기도 한다. 어제와 달라진 게 무엇일까, 내일의 나는 나아질까, 반복하고 또 반복하면 된다고들 하는데 하면 되는건가. 내일도 나는 어제와 같은 하루를 살 것이다. 한 해가 끝나간다고 호들갑 떨지들 말고,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