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8일. 가을의 시작점에 삿포로로 출장을 다녀왔다. 오사카 멤버들 중에선 나혼자. 삿포로에서 사장님, yunaya, SSAM 과 합류하기로 했다.
여행 시작날엔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나는 홀로 짐을 챙기고, 국내선을 타고 삿포로에 도착했다. 처음 집을 나서서 숙소로 도착하는 내내 웬지모르게 굉장히 설레면서 긴장이 됐다. 이번 여행이 어떤 기회를 가져다줄지 상상하면서.. 오기 전 준비도 꽤 했다. 매일 공연 연습을 하고, 비즈니스 준비물도 단단히 챙기고, 어떤 식으로 비즈니스를 하면 좋을지 계속 생각했다.
(삿포로의 비오는 거리, 약간 난바나 우메다 같기도 하고..ㅎㅎ)
첫날, 같이 공연하는 멤버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합주를 했다. 오랜만에 타쿠토도 만났는데, 너무 반가웠다! 우린 실없는 농담을 주고 받으며(타쿠토 폭포 앞에서 영상 찍은거 웃기다ㅋㅋ 이런 식으로) 자연스럽게 이들과 어우러졌다.
이번 출장은 SSAM 의 첫 삿포로 공연에 함께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토요일과 일요일, 단 두번의 공연이었지만 정말 대박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엄청난 공연이었다. 하루는 SSAM&TAK(+Drum&Bass)의 블루스 공연. 하루는 SSAM&ABUCON의 빅밴드 공연이었다. 이 공연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먼저는 드러머 소타에 대한 이야기이다.
소타는 타쿠토의 밴드 ABUCON의 드러머이다. 공연날 소타의 드러밍을 보던 순간이 잊혀지지 않는다. 내가 꿈꿨던 드러밍이 내 눈앞에 있다는 것이 나에겐 충격이었다. 드러머들에겐 테크닉을 빠질 수 없는 필수요소이다. 그만큼 후려갈기는 스킬(일명 ‘후뚜루챱챱’)을 많이 쓰고 좋아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것보다는 음악에 가장 잘 어울리게 치는 드러밍이 제일 음악적인 드러밍이라고 생각한다. 노트 하나만을 치더라도.. 그러나 그러기 위해 갖춰야하는것이 바로 ‘테크닉’이다. 0~100까지의 다이나믹을 만들기 위해선 100가지의 언어(테크닉)을 갖춰야한다. 항상 10 or 100 의 극단적인 드러밍만 봐왔던 나에게 이렇게 음악적으로 0에서 100까지의 다이나믹을 끌어내는 드러밍, 그리고 리듬에 기초하여 다이나믹을 끌어내는 드러밍의 발견은 굉장히 ”유레카!! 스러운 순간이었다. 이 드러머를 발견한 것만으로도 나에겐 굉장한 수확이었던 여행이다.
그 다음은 SSAM의 자신감!
두번의 공연을 진행하며 제일 빛났던 사람, 바로 SSAM 이었다. 단순히 프론트맨이어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마인드와 실력에서 오는 자신감이었다. 자신의 음악에 자신이 있기에, 여유가 있기에! 그 쟁쟁한 실력자들 사이에서도 단연코 제일 빛날 수 있었다. 그러면서 혼자 튀는 것이 아닌 함께 어우러질 수 있게 만들었다. 무대위에서 음악을 진두지휘하며 함께 이끌어나갔다. SSAM의 폭발적인 연주와 타쿠토의 섬세한 연주 또한 별미였다. 무대에서 굉장한 시너지를 내었고, 역시 자신만의 연주스타일을 고수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다. SSAM의 그동안의 도쿄생활이 정말 사활을 건 발버둥이었다는 것이 느껴진 공연이었다.
이렇게 음악으로도 많은 자극을 받았지만, 사람들에게도 많은 따스함도 얻었다.
(공연이 끝난후 팬에게 받은 선물과 그 유명한 삿포로라멘!)
비즈니스란 다른게 아니다. 그저 그 지역을 느끼고, 그 사람들과 친해지고, 좋은 추억을 쌓는 것이다. 사실 매일 매일 이 사람들과 밥을 먹었다. 저녁 먹고 합주하고 야식 먹으러 가고, 공연 끝나고 새벽까지 밥 먹고 떠들고.. 밥의 민족 아니랄까봐ㅋㅋ 이 시간이 그냥 너무 재밌고, 그렇기에 친해질 수 있었다. 친해졌기에 이 사람들과 다음을 함께하고 싶고, 그 시간이 기다려졌다. 그냥 이런게 비즈니스인 것 같다. 정말 비즈니스다운 비즈니스를 맺어온 나에게도 굉장히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사람드 2월달에 또 한국 온다고 하던데 또 만날 수 있음 좋겠다..!ㅎㅎ
삿포로 여행은 첫 출발부터 마지막까지 “사이코우(최고!)” 라고 외칠 수 밖에 없는 여행이었다. 이런 멋진 여행에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앞으로 나 또한 이런 멋진 마인드와 실력을 가진 드러머로, 사람으로 성장해나가려고 한다. 내년엔 삿포로에서 공연 한번 해볼까..?ㅎㅎ
삿포로에서도 공연해야지 뷰티풀힐!!
그 때의 가은이의 반짝반짝하던 눈빛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