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9.03 조금 지난 이야기를 다시 써보다)
배. 모든 배는 가는 곳이 있다.
그 중 종이배는 엔진도 방향키도 없다. 바람따라 물결따라, 멈추는 것도 마음대로 할 줄 모르는 종이배.
나는 어떤 배인가.
남들이 가라면 가고 멈추라면 멈추는 그런 나인가?
배 중에 가장 하찮은 배, 종이배.
나는 너를 닮고 싶지 않구나.
꿈과 희망을 가득 담은 그런 내가 되고 싶구나.
그런 배가 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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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 가을 이맘 때쯤, <바보> 라는 노래를 발매하며 데뷔했다.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방금 꾸었던 꿈이 아득하게 느껴지듯, 영화 한 편이 끝나버린 듯. 지금의 나는 아주 잘 살고 있다.
이 노래의 탄생으로 어제의 나와 작별하고 새로운 꿈을 만났다. <바보>가 영화음악으로 알려지는 것. 이 노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과연 누구의 이야기로 쓰이게 될까.
얼마전 예상치 못한 누군가가 이 꿈을 기억해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내 꿈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았었나 반성도 되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바보>를 발매했을 당시의 나의 모드를 각색해서 짧은 글을 써보았다. 가사도 써본다.
바보가 영화음악으로 삽입되는 그 순간을 같이 꿈꿔요! 아름다운 음악은 아름다운 곳에 쓰이는게 운치있네요